재택근무 직장인이 연차 (거의) 없이 라섹 수술한 후기입니다. 두구두구..
라섹 전 나의 계획
수술날짜는 9월 23일 목요일 오후 5시였고, 나의 계획은 목금토일 나흘간 충분한 휴식 이후, 월요일 회사 출근을 무사히 마치는 것!
목요일과 금요일은 재택근무이었기 때문에, 병원과 집이 가까워서 목요일에 2시간 연차만 내고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병원 선택과정
안양 사람이라면 전부 이곳에서 광명을 찾았다는 친구의 사전조사를 듣고 이곳저곳 알아볼 곳 없이 바로 이곳으로 초이스 했다. ㅋㅋ
하루에 7-8명만 수술하신다는 원장님의 철학 + 첨단 기술 어쩌고도 하셨다. 믿음직스러웠다.
사전 정밀검사
수술 일주일 전 금요일에 1시간 반-2시간가량 소요되는 검사를 받으러 갔다.
검사 일정을 전화로 잡았는데 간호사 분께서 렌츠 착용 여부를 재차 여쭈셨다. 난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서 바로 정밀검사 일정을 잡을 수 있었는데, 혹여나 렌즈 착용자는 일정이 예상보다 미뤄질 수도 있겠다!
정밀검사는 정말 눈? 뽕이 심하다. 그날 따라 알러지성 결막염이 도져서 눈물 참느라 죽는 줄 알았다 ㅠㅠ
수술 1일 차: 별로 안 아픔
몇 가지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바로 수술대 위로 눕는다... 눈에 마취약을 넣어줄 때부터 슬슬 실감이 났다... '아... 시술이 아니고 수술이었지... 초큼 무섭네 ㅎㅎ'
수술 중에는 정말 통증이 無다. 신기하다. 그렇지만 기분은 매우 불쾌하다. ㅋㅋㅋㅋ 불쾌한 기분 부여잡느라 주먹을 엄청 엄청 꽉 쥐고 있었다는 ㅠㅠ
수술이 마치고 한사랑 산악회 선글라스를 끼워주셨다. 아버지가 선글라스를 탐내 하셨다. (네?)
수술 당일은 눈뜨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계속 감고 있으라고 하셨다. 진통 안약을 많이 넣어주셨다고 했는데 진짜 안 아팠다. 감사해요.... 대신 둘째 셋째 날에 아파도 놀라지 마시라고 신신당부하시더라... (얼마나 아프길래,,)
통증은 거의 없는 채로 뽀로로 보안경을 쓰고 잠에 들었다.
수술 2일 차: 개 힘듦 라섹 수술 성공 여부를 의심함
이 날은 오후 12시 전까지는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하셨다. 그전에 떠도 되지만 이물감과 눈 시림이 있을 수도 있어 불편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난 재택근무러라 노트북을 켜야 하기 때문에 그냥.. 실눈으로 눈을 떴다.
오우쥇 눈이 상당히 불편하고 눈물이 그냥 주루 루루 룰 룩 주루 룰 룩 나왔다.
근무해야 하지만 그냥 눈감고 누워있었다. 신입사원 찬스로 사실 일이 별로 없었다. 내가 바로 월급루팡 하하하
12시 되면 괜찮겠지? 하고 슬며시 눈 떠봤는데 그냥 눈뽕 대박 아무고토할 수가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나? 병원, 원장님, 내 눈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그냥 감는 게 최선이었다......
점심쯔음이 지나고 나서 5시쯤부터는 뭐랄까 이게 아픈 거구나 싶은 느낌이 들더라... 아 이거구나... 진짜 끔찍한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걸 잘 참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진짜
나 뭐 잘 못 된 거 아 니 야?
라는 생각 이 절로 드는 통증이랄까?ㅠㅠ 아픔의 척도를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정말 불안한 아픔이었다.... 진통 안약을 2개 주시는데 이날 오후 5시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자는 데 깨서도 진통안약 넣고 자고 난리도 아니었다.
동봉해주신 2개 안약 전부 다서 벌 휨,,,, 나 녀석 다 써서 병원에 안약 받으러 다시 갈 줄은 몰랐지,,,,,, ㅎㅎ
수술 3일 차: 어제보단 낫지만 일상생활 불가
일어나자마자 보호렌즈 이물감이 장난 아니게 들었다. 보호렌즈가 내 각막을 다 갉아먹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 맞아? 맞는 건가? 내 눈 안녕한거 맞겠지 싶다.
이날부터 선그리 take off 하라고 하셨는데 내눈 건사할까?라는 의구심부터 들었다.
아침부터 진통 안약 넣고 도저히 월요일까지 회복이 불가할 거같은 불안감에 추가 진통안약 받으려고 병원에 방문했다.
나 진짜 아팠는데 근데 의사 선생님이 엄살이 너무 심하다고 하셨다. 나울어 ㅠㅠㅠㅠ아프다고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환절기라 알러지성 결막염도 있고 애당초 안구가 많이 예민해서 그런 거 같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진통 안약 많이 넣지 말라는 훈계와 함께 1개의 안약을 더 받아왔다. 안약을 넣었는데도 눈이 시리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선그리를 벗고 생활하려고 노력했는데 댓츠 노노 내 뇌가 그러지 말란다 ㅠ 그냥 얌전히 집콕한 채로 잠만 잤다.
수술 4일 차: 어 나 광명 찾나?
아침에 일어났는데 진짜 여우비처럼 전날까지 눈물이 쏟아지더니 누가 수도꼭지라도 잠근마냥 눈이 멀쩡했다.
눈이 살짝 부신 정도? 이날부터 스마트폰이 가능하다는데 진짜 sap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와.. 일요일에 정말 다행이었다..
연차 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이 정도라면 다행히 그래도 통증은 없고 일상생활은 가능하니(눈물이 안 흘러서) 천만천만다행이다 싶었다.
눈이 많이 부었어서 담날 출근을 위해 이날은 낮잠을 최대한 피했다. 그리고 앉아있으려고 노력했다. 3일 치 부기를 하루 만에 빼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하루정도 운 사람 눈으로 복구되었다. 정말 다행이다.
진통 안약을 안 넣어도 될 정도로 눈의 불편함이 많이 사라졌다. 안 불편한 건 아닌데 전날과 전전날에 비교하니 정말 찐 천상계였다. 아직 초점은 흐릿하다. 그렇지만 이 정도면 감지덕지.
수술 5일 차: 눈에 안연고 넣은 느낌
통증은 아예 없어졌다. 눈물도 거의 멈췄다!!!!!!!!!올레
수술 전에 간호사 선생님이 4-5일 차에 외출해도 되냐고 물었었는데 어우 그럼요!라고 당차게 대답해주신 게 자신감에 나오신 대답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라섹수술 사람을 정말 들었다 놨다 하는구나... 눈이 정말 많이 중요하구나... 내 눈아 건강해서 고마워하는 감사 인사를 나도 모르게 하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출근길 베리 스무스했다. 눈이 아직 조금 부어있어서 눈뜨는 게 살짝 불편하지만 라섹 때문에 불편한 건 거의 없다.
와아 좋다. 노트북이랑 휴대폰도 꽤나 잘 보인다. 그런데 안연고 넣고 보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앞이 뿌예 초첨 안 맞아 ㅋㅋㅋ
내 각막아 조금만 힘을 내!
결론
4일 차 출근은 조금 힘들 것 같고, 하루정도 연차 쓰고 5일 차에 출근하면 sap가능이다.
난 근데 안구가 예민해서 아직 렌즈 이물감이 많이 느껴진다. 렌즈를 애초에 잘 안 껴서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이 느껴지는 걸 수도 있다. 가능만 하다면 하루 더... 쉬고 싶어...ㅎ..